투쟁과 손잡는 성소수자 연대한바퀴
<여의도 오큐파이 후기>
_달꿈, 이경
2월 9일 여의도 오큐파이 농성장에 다녀왔어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농성장에 여의도 오큐파이에 참여하시는 분이 찾아와 주셨죠. 그때 따뜻한 음료를 전해주고 가셨어요.
당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우리보다 더 춥고 열악한 곳에서 농성을 하시는 여의도 오큐파이분들께
감사했던 기억이 모락모락 납니다.
그 기억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아서 찾아간 여의도 오큐파이 농성장!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저녁시간에 맞춰7시즈음 여의도역에서 모여서 함께
이동했는데! 뜨아, 이게 웬일! 집회는 저녁이 아닌 오후에 한다는 사실! 아쉽게 집회는 놓쳤지만, 농성장
텐트 안에서 너덧명의 일일 농성 참여자들이 오기까지 홀로 여의도 오큐파이에서 텐트를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대학생사람연대(대사람) 재의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텐트 안은 아늑하고 좋았어요. 저희가 사람이 좀 많아서 비좁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죄송하기도 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니 금방 친해진 듯, 텐트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짜잔! 성소수자공동행동의 야심찬 코너 <궁금해요, 여의도 오큐파이!> 내용을 공개합니다!
Q. 여기에는 어느 정도 농성자들이 있나요? 유지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저 말고도, 다른 학교 학생들이 오늘도 자러 와요. 네명 정도가 오늘 더 올거예요.
전기는 발전기 돌려서 때우지요. 겨우 전기장판 등으로 하룻밤 추위를 피하려면 하룻밤에 4만원
정도의 기름값이 들지요. 후원금으로 발전기를 돌려요.
Q. 활동을 하면서 언제 가장 이곳을 점령! 했다는 느낌이었나요?
- 12월 28일 집회때, 포이동 현장 활동을 가 있다가 오큐파이 집회에 왔어요. 함께 한 사람들도 많았고,
그날은 경찰들이 텐트를 무너뜨리고 진압을 했어도, 왠지 기억에 남아요. 어려움을 뚫고 점령한
기분이었죠. 12월 11일 월가 점령의 날에도 우리도 점령했어요. 이 날도 경찰과 세게 부딪쳤지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지만 한동안 늘 텐트를 유지하는 것이 불안했던 때가 있었어요. 결국
지금은 텐트 두 동을 세우는 것으로 경찰과 농성장들이 서로 합의를 본 듯 해요.
Q. 여의도 오큐파이를 시작한 것이 후회되었던 순간이 있는지 궁금해요.
- 거의 후회되는 건 없어요, 하지만 3% 정도 후회되는게 있다면 겨울이라 추위가 너무 심하다는 것!
Q. 눈에 보이는 목표가 없다는 것이 힘들지 않나요? 성소수자들도 서울시의회에서 농성을 했지만 그건
학생인권조례를 무사히 통과시킨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 목표가 달성되면 농성을 끝내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 물론 그렇긴 하죠. ‘월가를 점령하라’ ‘금융을 통제하라’ 이런 큰 슬로건, (어쩌면 ‘자본주의의
광기를 멈춰라’ 이런 것일수도...)이니까요. 실제로 보면 슬로건에 구체적 요구안들을 덧붙이면서
실질화시키고 있어요. 물론 이 운동은 1%가 세상을 점령한 현실을 상징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3월에는 요구안을 만들어 홍보할 생각이에요. 오큐파이가 반값 등록금이나 실업문제를
연결하고 있는 만큼 20대의 요구를 만들어 총선에 요구안을 제출할 거에요. 99%운동에 동참하는
20대들은 (빚없고, 실업상태에 빠지지 않고)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래요.
Q. 요즘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보 정당을 막론하고 청년문제 해결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하잖아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런 정당이 제안하는 공약들이 바로 현실화되느냐? 그렇지 않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20대가 스스로
정치세력화하는 것입니다. 오큐파이 대학생 본부가 있는 까닭이죠.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 건지 궁금해요.
- 반값 등록금 요구가 거세지고 청년 실업이나 사회적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뭔가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죠. 20대가 사는 삶의 조건, 그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으니까요!
다시 얘기하면, 등록금 인하되어도 실업 문제 해결 안되면 20대의 삶이 다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잖아요. 결국 등록금이건 실업이건 상호적이고 결부된 문제이죠.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큐파이는 어쩌면 삶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청년들이 삶을 걸고 시작한 점령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청년을 대표하는 후보를 뽑는다고, 청년세대를 위한 공약을
제시한다고 보수정당부터 진보정당까지 한결같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세대의 직접행동일 것 같아요.
인터뷰가 끝날 즈음, 여의도 오큐파이에 함께 연대하러 온 네명의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국밥을 먹으러
갔어요. 국밥과 함께 모주도 함께 마셨지요. 농성참여자들 중에는 성소수자 서울시의회 농성장에
연대하러 왔거나 우리 집회에 참여한 분들도 있었죠. 뭔가 반가운 친구네 집을 방문한 기분이기도
하고, 오랜 친구를 만난 듯 기쁘고 반가웠어요.
끝으로 라디오스타식 질문으로 마무리!
당신에게 차별이란?
김재의: 작년에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노동자가 분신했을 때 병원에서 들었던 이야기인데요, 정규직은
왼쪽 바퀴를 만들고, 비정규직은 오른쪽 바퀴를 만들고 임금과 처우가 다르고, 언제 짤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이게 대표적인 차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 차별들을 통해서 1%가
나머지 99%를 분리하고,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이해를 가진 것처럼 포장하고 그렇게 지배를 하는
모습들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농성하고 있어요.
한현선: 이게 차별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느끼는 걸 이야기하자면요. 운동권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생각에 치우쳐서 이곳에 온다고 생각하고, 나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 같더라구요.
내 앞에선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고성아: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담임선생님의 성적에 의한 차별이 생각나요. 공부를 잘 하는 것과
못하는 것에 따라서 차별을 받았던 것 같아요.
갑작스런 질문이였기도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차별’이란 단어가 왠지 자기 자신과는 멀어져
보이기도 하고, 절대적이고 무거운 것만이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우리 모두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공유한다는 것이예요. 그래서 함께
공감할 수 있고, 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이겠지요.
여의도 오큐파이는 3월이 되면 시청으로 장소를 옮길 예정이라고 해요. 그때도 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요! 그래서 마지막 인사는 “또 만나요!”
*성소수자 연대한바퀴 다음 일정은 2월 26일 (일) 오후 2시 포이동 입니다!
*연락은 오리 010-3255-구이이륙 @duckorii
*후원계좌 국민은행 644201-01-294809 (최윤정)
2012/02/2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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